원신부님 편지

개교 50주년을 축하합니다.

살레시오 동문 여러분!

여러분들이 광주 살레시오중고등학교 개교 50주년 잔치를 연다고 들었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를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물론 갈 수야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한국과 멀리 떨어진 곳에 있고, 또 끔찍한 전쟁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이곳 수단의 젊은이들을 돌보아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함께 하지 못하게 됨을 미안하게 생각합니다만. 그 기쁨은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제가 26년 전에 아프리카에 왔을 때 저는 저의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 지낸 20여년은 제 삶에 있어 가장 행복한 나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아프리카에 왔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내가 할 첫 번째 일은 이 가난한 젊은이들의 문제와 함께하고 또 더 나은 삶을 이루도록 돕는 것이며, 미래를 위한 희망을 일구어 내는 것입니다. 

이곳 아프리카의 젊은이들은 매우 단순하고 명랑합니다. 한편으로는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매우 고생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젊은이들이라면 1년 안에 이룰 일들을 이곳의 젊은이들이 하려면 10년도 더 걸릴 것입니다. 사회의 여러 상황과 가난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거리의 아이들과 난민 수용소의 소년 소녀들을 위해 총력을 쏟아 일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전쟁 지역으로부터 빼내어 우리 돈보스코직업학교로 데려오고 있습니다.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고 싶습니다. 수천 명이나 되는 그들을 다 데려오고 싶지만, 우리학교의 수용 능력이 몇 백 명밖에 되지 않아 마음이 아픕니다. 저는 이 아이들을 제 자식처럼 생각하고 있으며, 제 여생을 그들을 위해 바치고자 합니다.

저는 우리 동문들이 마음을 열고 이곳 아프리카 젊은이들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기를 소망합니다. 이 [벗지]가 이런 끔찍한 문제를 이해하고 도움을 베풀어 주는데 활용되었으면 합니다. 온 마음으로 소리칩니다. 

돈보스코 만세! 
한국의 젊은이들 만세!
                                 2006. 3. 22.

                       여러분의 벗, 원선오 신부 *

나의 주소가 여러 번 바뀌었습니다. 

나는 지난 2년 전에는 카르툼에 있었고, 작년에는 에디오피아에 있었으며, 지금은 수단으로 돌아와 있습니다. 현재는 수단의 엘 오비에드라고 부르는 곳에 있습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인생은 나그네 길’(註;최희준  곡, 하숙생)이라는 노래처럼 여러 곳에서 사목 활동을 하였습니다.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까요? 

우리의 삶의 자리가 여러 번 바뀌었을지라도, 우리의 삶에 많은 것이 변화하였을지라도, 변화하지 않는 것은 어떤 의심의 여지없이 우리의 ‘믿음’입니다. 세상 사람들의 비판적 시각과 달리, 우리는 가정과 사회 안에서 우리의 형제 자매들을 인내를 갖고 받아들입니다. 때때로 세상 사람들은 우리를 칭찬하기도 하고 비판하기도 하며, 우리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우리를 지켜보아 주시고, 정의로 심판하시며, 보상을 해주시는 하느님의 시선 아래서 우리의 삶을 살아가고 활동해 나갑니다. 

나는 ‘이론’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의 짧은 ‘경험’으로부터 오는 꾸밈없는 말을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나의 지난 삶을 뒤돌아 생각해 보면, 기쁜 일들도 슬픈 일들도 볼 수 있지만, 나는 지금 행복합니다. 왜냐하면 나는 나의 삶을 다른 이를 위해 그리고 특별한 방법으로 젊은이들을 위해 살았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앞으로도 젊은이들은 그들의 낙관주의와 삶의 긍정적인 태도로 나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나는 나의 사랑하는 오랜 친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과 나 사이의 연결고리는 단지 단순한 지난 행복한 추억이 아니라 '믿음과 사랑의 영적인 유대'입니다. 그 유대는 돈보스코 가족에게 영원합니다. 나를 위해 ‘인생은 나그네 길'(註: 김호길 곡, 하숙생)을 불러 주세요. 
                             2003년 1월 
                             원선오 신부